가족의 발달과 관계

청소년과 가족

1. 청소년과 가족

  청소년이 가족과 형성하는 관계는 청소년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자녀가 아동에서 청소년으로 성숙함에 따라 지금까지 유지되어 오던 가족관계도 변화를 경험하게 됩니다. 청소년기 가족의 특성은 다음과 같은 연구 결과들로 요약됩니다.

  첫째, 가정에서의 경험은 청소년의 발달에  영향을 미치며 청소년기 이후에도 중요합니다. 즉 가정의 분위기, 부모의 훈육방식, 부부관계 등은 친구, 교사, 다른 성인과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며 학교에서의 성취 및 직업 선택 등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둘째, 가족관계는 청소년기에 변화를 겪습니다. 아동기에 적절하던 부모와 자녀 간의 상호작용 양상이 청소년기에는 더 이상 적절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인지적 발달로 인해 청소년들은 부모의 절대적 권위를 더 이상 인정하지 않고 부모의 의견에 대해 자기 자신의 견해를 가지고 반박하게 됩니다. 이러한 상호작용 형태의 변화는 당연한 것으로 부모와 청소년들이 이러한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청소년의 발달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셋째, 청소년들이 속해 있는 가정은 개인에 따라 매우 다양하며 이러한 다양성은 청소년의 발달에 영향을 미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청소년들은 애정적인 부모와 같이 생활하는 경우도 있지만 또 다른 청소년들은 홀어머니나 부모 없이 생활하거나 부모의 갈등이 심각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환경은 청소년 성장과 발달에 많은 차이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넷째, 가정은 지역사회, 경제적 조건, 사회적 변화 등에 의해 영향을 받습니다. 청소년이 직면하는 사회적 맥락의 차이는 청소년들에게 기대되는 특징을 변화시키고 결국 청소년들의 발달에도 차이를 유발하게 됩니다.

2.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

  일반적으로 자녀가 청소년기에 도달할 때 부모들 자신도 자신의 정체 위기를 경험하는 중년기에 이르게 됩니다. 이 시기의 부모들은 자신의 인생 목적과 사회제도 및 자기 행동을 지배해 온 가치관에 대해 돌아보고 평가하며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점에서 청소년기 자녀와 대조를 이룹니다.

  첫째, 부모와 청소년 자녀 모두 신체적 변화를 경험하지만, 변화의 방향은 정반대입니다. 이 시기에 이른 부모들은 서서히 체력의 저하를 실감하고 신체적 매력이나 성적 매력이 감소하지 않을까 조바심하기 시작하는 반면 청소년 자녀들은 빠른 신체적 성장과 성적 성숙으로 일생에서 가장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시기에 도달하게 됩니다.

  둘째, 시간 조망에서도 청소년들은 미래 계획과 가능성을 탐색하는 반면 부모들은 그들의 미래가 제한되어 있고 변화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을 자각하기 시작하며 그들의 노부모를 바라보면서 자신에게 남아 있는 시간을 가늠하기 시작합니다.

  셋째, 힘이나 지위와 같은 요인에서도 청소년들이 지위를 얻고 힘을 축적해 가고 있다면 이 시기의 성인들은 힘과 지위를 점차 잃어가는 시점에 처하게 됩니다. 즉, 청소년기가 자녀들에게는 무한한 가능성의 시기이나 부모들은 젊은 날의 포부나 계획과 실제적 성취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를 알고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이와 같은 대조적인 정체감 문제는 청소년과 부모 사이의 불일치를 증가시킵니다. 각자 자신의 문제에 사로잡혀 있는 부모와 청소년 양자는 서로 상대편이 자신의 견해를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고 불평합니다.

  그러나 높은 자기 존중감을 지니고 있는 부모들은 자신을 보잘것없게 생각하는 부모들보다 청소년들과 더 바람직한 관계를 가질 수 있습니다. 특히 높은 자기 존중감을 갖는 어머니들은 그들의 청소년 자녀들에게 더 많은 자율성을 부여하고 더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하여 자녀에게 더 큰 만족을 줄 수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부모가 허용하는 자율성의 정도에 만족할 때 부모에 대한 도전이나 반항은 현저하게 감소하므로 부모는 가정에서 더 적은 스트레스를 경험합니다. 또한 만족스러운 직업을 갖는 부모들이 청소년기의 자녀에게 보다 더 성공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합니다.

3. 청소년의 자율성 획득과 부모와 자녀의 관계

  사춘기를 기점으로 청소년기에 들어서면 청소년들은 가족관계를 다시 조율하거나 재정의하는 결정적인 시기를 맞이합니다. 부모와 자녀 관계는 부모가 자녀에게 베푸는 사랑과 따뜻한 정도와 부모가 자녀에게 허용하는 자율성과 통제의 두 가지 차원으로 논의됩니다. 여기서 자율성은 부모나 다른 성인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를 얻고자 노력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서서히 부모로부터 정서적 심리적으로 독립하고 자율성을 획득하는 것은 중요한 발달 과제이며 성인으로 도약하기 위한 토대가 됩니다. 청소년기에 부모에 대한 애착의 정도가 약화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으로 청소년들이 부모와 자녀 관계의 애정 수준을 유지하면서 자율성을 획득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청소년들이 부모와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면 또래, 이성 및 사회에서 다른 대인관계를 형성하는 데 있어 심리적인 지지를 느끼며 상당히 자신감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청소년기에 들어서면 발달단계에 맞추어 당연히 부모와 자녀의 관계도 질적으로 변화되어야 합니다. 부모는 자녀에게 통제의 수준을 낮추고 자유의 폭을 넓혀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자녀가 하고자 하는 일이나 관심, 또 그들이 선택한 결정을 존중해 주는 것이 자녀가 자율성을 획득하고 독립적으로 성장하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이 시기에는 청소년들이 자 부모와 정서적으로 가깝게 교감하면서 부모로부터 곧 부작용 없이 분리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사실 청소년들이 부모로부터 자유로워지길 원하지만 자신이 도움을 필요로 할 때는 언제든지 부모가 도움을 제공하고 자신을 지지해 주기를 원합니다. 그러므로 한편으로는 청소년들이 부모에게서 자율성을 획득하고 분리되더라도 다른 한편으로는 심리적, 정서적으로는 부모와 애착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더 효과적입니다. 청소년의 자율성과 부모의 애착 모두 청소년의 심리적 안녕을 위해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