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가출

청소년 가출의 유형과 원인

  가출하는 청소년들은 위협을 준다고 인식한 상황을 회피하기 위하여 집을 나갑니다. 그들은 전형적으로 미성숙하고 소심한 청소년이며 자신이 거부당하고 있으며 부적절하고 외롭고, 나약하고, 무가치하며, 도우미나 희망도 가질 수 없는 포기상태의 인간이라고 느낍니다.

  청소년은 가정에서 생기는 공포와 견딜 수 없는 불안한 감정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충동적으로 집을 나가서 하루나 이틀 만에 돌아오기도 합니다. 날씨가 따뜻하여 고생이 덜하면 가출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이들 중에서 일부 청소년은 학교에는 규칙적으로 등교하여 수업에는 참석하지 않지만 수업하는 동안은 학교에 있고, 잠은 친구 집이나 화물차 또는 빈집에서 잡니다. 또 일부는 시간제 직업을 갖고 친구의 도움을 받으며 생계를 꾸려나갑니다. 그리고 이들은 집에 돌아온 후에도 산발적인 가출을 반복합니다.

  한 학자는 한국 사회 근대화 과정에 따라 다르게 위치된 청소년들의 사회적 배경들을 통해 시대별 가출유형을 역사적으로 맥락화시켰습니다.

  1960년을 전후로 청소년의 삶을 주로 관찰한 것은 입시교육이나 부모와의 의사소통 불가능 문제, 또래의 영향력 등이라기보다는 경제적 요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시기의 학생과 학교의 의미는 선망의 대상이었으며, 이 시기의 가출 이유는 가난을 떨치고 생존과 성공을 위해 새로운 기회를 찾아 나서는 탈출형, 도시 동경형 가출의 성격이 짙다고 할 수 있습니다.

  80년대에 들어서면서 거의 모든 청소년의 학생화가 이루어지고 가출의 요인도 단순 가출, 욕구불만, 또래의 충동 등으로 다양해지고 복잡성을 띠기 시작합니다. 학교는 더 이상 선망의 대상이 아닌 빠져나오고 싶은 곳이 되기 시작하면서 도피적 유형의 가출이 전에 비해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90년대에 비하면 청소년들에게 기성세대가 부여한 학생이라는 정체성, 그리고 학교, 가정이라는 공간 이외에 다른 식의 가능성이 부재했던 이유로 경계를 넘어사는 것은 그다지 용이한 것으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90년을 전후로 본격적으로 진행된 소비자본주의는 청소년들에게 소비자로서의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하였고 특히 컴퓨터와 인터넷의 보급은 서로 다른 공간과 조건에 있는 청소년들을 광범위하게 매게 해 주는 역학을 하게 되고 또래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기성세대와의 의사소통은 거의 상실하게 함으로써 청소년들이 학교와 가정, 바깥 세계 사이의 경계 넘기를 용이하게 하는 조건으로 작용하게 되었습니다. 이 시기를 즈음하여 증가하고 있는 교실이탈, 무단 외출, 무단 외박의 현상은 위와 같은 배경에서 이해될 수 있으며 도피적 유형의 가출은 위와 같은 현상의 연장선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청소년 가출은 다양한 원인적 요소 간의 역동적 상호작용에 의해 발생한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입니다. 그러나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가출은 가정을 이탈하는 것이므로 청소년의 가출 충동 원인을 조사한 결과 부모의 간섭 및 이해 부족, 부모의 학대 및 폭행, 부모의 불화, 부모의 무관심등으로 부모와의 갈등 및 대화 부재와 같은 가족의 심리 역동적 환경요인이 청소년가출을 유발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밝혀졌습니다. 즉 부모의 양육 생동이 자녀의 성격 형성에 내재화된 결과로 자녀는 부정적인 성격특성을 갖게 되며 이것이 청소년들이 가출 행동을 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가출을 경험한 대부분의 청소년은 사랑에 굶주리고 있고 분노가 억압되어 있으나 이것을 가족에게 직접 표현할 기회가 거의 없습니다. 도둑질한 경우 대개는 가출을 위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훔친 것입니다. 그들은 가족의 부당함과 불친절함을 벌준다는 생각으로 가출합니다. 그래서 부모가 괴로워하고 후회하는 장면을 연출해 보거나 상상해 봅니다.

  일부 청소년은 부모가 알코올 중독자이거나 가족들로부터의 거부감 때문에 집을 떠납니다. 그들은 자신이 주위로부터 환영받지 못하고 있고 뭔가 자신에게 위험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이런 청소년들의 부모는 자식들에게 사회화를 위한 경험을 전혀 제공하지 않았는데 학교나 경찰에서 이들에게 무리한 처벌을 가하려고 해도 그들을 당국으로부터 보호해주려고 하지 않습니다. 또는 가출해도 다른 부모와는 달리 자녀를 찾고나 어떤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도 거의 하지 않습니다.

  가출한 대부분의 청소년은 부모가 자기를 찾아다니고 따뜻이 보살펴 줄 것이라고 느끼면서 기꺼이 집으로 돌아옵니다. 특히 공동체 생활과는 다른 가출 보호기관에서의 힘든 생활은 더욱 가정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게 합니다.

청소년 가출에 대한 대책

  어떤 학자는 가출 청소년을 위한 사회환경적 차원에서의 대책과 쉼터 차원에서의 대책을 다음과 같이 제안하였습니다.

  우선 사회환경적 차원에서의 대책으로는 첫째, 가출 청소년에 대한 국가, 사회적 지원강호 및 시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둘째, 청소년 가출 문제에 대한 통합적 차원에서의 대책 마련과 관련 기관과의 유기적 협력이 강화되어야 합니다. 셋째, 가출 청소년 보호를 위한 청소년 쉼터 및 중, 장기 시설 등이 설치되고 가정일시 위탁사업, 그룹 홈 등이 활성화되어야 하겠습니다. 넷째, 빈곤 가정을 위한 가정 복지 사업이 확대되어야 하며 학대 가정을 위해 가족폭력 방지법의 제정에 따른 후속 조치가 조속히 시행되어야 하겠습니다. 다섯째, 여성 가출 청소년을 고용하는 불법 유해업소의 단속 및 처벌이 강화되어야 합니다.

  그다음으로 가출 청소년에게 직접적인 서비스를 주고 있는 쉼터 차원에서의 대책을 제안합니다. 첫째, 부모교육 및 가족치료가 입소자를 대상으로 제도화되어야 합니다. 둘째, 성교육의 적극적인 실시 및 보건소와의 협력이 강화되어야 합니다. 셋째, 입소자의 욕구에 맞는 다양하고 개별화된 프로그램의 개발과 응용이 필요하며 복지관, 동사무소, 경찰서, 상담실, 학교, 후원기관, 종교단체, 자원봉사자단체 등과의 팀 접근과 지역사회에 산재한 많은 자원을 조직화, 조정하여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넷째, 가출 청소년과 그 가족을 위한 사회적 지지 체계를 확립시켜야 합니다.